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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트라 대 여제' 16화~25화 | 신대륙의 인물들

16화 이샤마와 알키미가 처음 흑곰 부족을 출발했을 때 동행한 페레는 열 명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여러 부족에서 출발한 전사들이 같은 목적지로 가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마주쳐 동행하자 어느새 무리는 백 명이 넘어갔다. 그 무리에서 페레가 아닌 사람은 이샤마와 알키미뿐이었다.흑곰 부족 페레들이 두 사람을 부족의 손님이라고 소개하자 시비를 걸지는 않았지만, 수상쩍은 눈길로 바라보는 페레들은 많았다. 그들은 각 부족의 뛰어난 전사들이었기에 위풍당당한 데다 또한 사나웠다. 시선이 따가워지자 알키미는 페레들과 헤어지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흑곰 부족이 말렸다. 아직은 길을 찾기 힘든 곳이니 로카 강이 나올 때까지는 함께 가는 편이 낫다는 것이었다. 초원에서 길을 잃으면 살아남기 어렵기에 알키미는 일단 ..

파비트라 대 여제' 1화~15화 | 신대륙의 인물들

1화하리하랄라야 제국의 여제.  오늘날 ‘대 여제’로 일컬어지고 있는 파비트라는 황제 샤미르 3세의 막내딸로 태어났다.파비트라가 태어나기 전에 샤미르 3세는 두 명의 황후로부터 네 황자와 세 황녀를 얻었는데 이미 모두 성인이었다. 두 황후가 죽고 나자 샤미르 3세는 세 번째 황후를 맞아들였다. 그때 황제의 나이가 쉰아홉이었다.이듬해, 황제의 60회 탄신일을 하루 앞두고 황녀가 태어나자 황제는 크게 기뻐하며 딸에게 파비트라, 즉 ‘귀한 선물’이라는 이름을 내렸다. 황녀이자 여덟째인 파비트라는 황위 계승과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랑만은 넘치도록 받았다. 어린 파비트라에게 금지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했다. 황제의 식탁에 같이 앉아 간식을 먹었고, 황제의 정원에서 물놀이를 했고, 황제의 침대에서 낮..

신대륙의 인물들 : 프롤로그 | 신대륙의 인물들

모든 세월은 빛나는 조각들을 품고 있어. 사금이 흐르는 강처럼.내 위대한 친구들이 죽거나 떠난 뒤에도 그들을 닮은 자들은 태어나지.무언가가 끝나면 다시 무언가가 시작될 뿐, 이 세상에 마지막이란 없었어.최후의 전쟁을 본 내가 하는 말이니까 조금은 일리가 있겠지? 물론,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그 중 몇몇은 내가 씨앗을 뿌리기도 했고 슬쩍 물을 주기도 했어.하지만 내가 만나보기는커녕 존재를 깨닫지도 못했던 씨앗이 거대한 나무로 자란 일이 훨씬 많았단 말이야.하기야 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지. 이토록 저주받은 나라고 할지라도. 그래서 난 내 한계를 얌전히 받아들이고 차라리 기록에 매진하기로 했지. 기록이야말로 어머니께서 내게 내린 천직이니까.그리고 겸손하게도 내가 끼친 영향은 생략하기로 했어..